1장 마당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산업화,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핵가족 시대가 열렸다. 정부는 늘어나는 도시 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방 3개, 화장실, 부엌, 거실이 딸린 평준화된 아파트 단지를 수 없이 뽑아 냈다. 이것 현재의 도시 아파트 풍경을 만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155%로 늘었다. 자연스레 사회의 개인화, 비대면화, 파편화, 디지털화가 가속되었다. 1~2인 가구가 약 60%로 증가하면서 더 이상 집의 공간 구성을 기능에 따라 나눌 필요가 없어졌다. 그 결과 집 안의 공간은 전보다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되었다. 거실의 책상이 밥먹을 때는 식탁이 되며 일할 땐 사무실이 되었다가 잘때는 책상을 치우고 침실이 되기도 한다.

  밖을 자유롭게 나갈 수 없는 시대에 저자는 집에 딸린 발코니는 통해 자연과 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아파트 건축은 세금, 경제적 이득 등의 이유로 발코니를 없애 실내 공간을 확장하는 식으로 설계되어있다. 

  기둥식 구조의 건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기둥식 구조는 벽식구조보다 공간활용도가 높고 수명이 길다. 벽식구조는 벽을 뚫는 순간 무너지기 때문에 공간의 변형이 어렵다. 반면 기둥식 구조는 수요에 따라 다양한 공간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중 기둥식 목재 건축은 최고의 친환경 건축물이다. 

 

2장 종교의 위기와 기회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사람을 모아서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면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창출된다.' 저자가 정의하는 공간과 권력의 제1원칙이다. 이 법칙은 지구라트 같은 높고 거대한 건축물 뿐 아니라 교실과 직장에서도 적용된다. 심지어 SNS상의 팔로워가 많거나 조회수가 높은 이들도 일종의 권력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학교의 교실과 등교, 회사의 사무실과 출근처럼 시간과 공간의 규제로부터 권력이 생겨나게 된다.

 

3장 천명의 학생, 천명의 교육과정

  학교의 기능은 지식 전달, 공동체성의 확립, 주간 탁아소 기능이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주를 이루면서 학교의 첫번째 기능인 지식 전달의 기능만이 현재 살아남게 되었다. 저자는 학교의 온전한 기능수행을 위해 위성학교 시스템을 제안한다. 비대면화의 영향으로 공실이된 상업 오피스나 평실 주간에 비는 교회 등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제 교사는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는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화가가 인정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사진기의 발명으로 화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추상적으로 혹은 독특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21세기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지식 전달의 역할이 대체될 수 있겠지만 학생과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지식 전달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교사에게 20세기 화가와 같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온라인 수업이 저렴해 지면서 오프라인 교육이 상위 1%만이 누리는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프라인 교육이 소수계층의 전유물이 되어 그들의 공동체적 결속을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 역사를 통해 인간 본선을 발견하고 변화하는 움직임에 불완전성을 예측하고 보완해야 한다.

 

4장 출근은 계속 할 것이다.

  과거의 직장은 숲과 논이었다. 산업화로 인해 직장은 실내를 거쳐 온라인으로 확장되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의 비중도 늘었다. 우리나라 초기 산업화 단계에는 벼농사 문화가 남아있어 공동체성이 강했다. 회식이 대표적인 산물이다. 산업화가 정착된 이후에는 사생활을 존중하고 개인주의화, 비대면화되는 방향으로 변화되었다. 그 결과 회사 내 공동체성은 약해졌고 개인은 프리랜서화 되며 조직은 파편화되었다. 저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의 증가로 생겨난 재택근무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일할 공간을 창출할 방법을 제안한다. 거점 위성 오피스이다. 1백명 이하의 기업은 필요 없지만 그 이상의 대기업 등은 도입해볼만 하다. 더불어 파편화된 직장으로 인해 약해진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철학은 개인의 방향성을 모아준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5장 전염병은 도시를 해체시킬까

  인간은 더 큰집단에 속하려는 본능이 있다. 역사적으로 도시의 규모는 계속 커져왔다. 인구가 2배 증가될수록 특허 출원(창의성)이 2.15배, 인프라 투자 비용은 1.85배 상승한다. 인구가 늘면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반면 범죄율과 전염병의 증가도 2.15배 상승한다. 하지만 인간은 그에 맞게 치안 및 의료 시스템을 발달시켰고 이는 더 큰 규모의 도시를 만드는 발판이 되었다. 유럽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미국은 엘리베이터, 철골 구조, 철근 콘트리트 기술로 유럽의 4배에 달하는 밀도의 도시를 구축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뉴욕이다. 미국은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리드했다. 현재는 인간이 활동가능한 공간이 인터넷의 발달로 오프라인 공간을 넘어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시냅스의 총량은 항상 증가한다.

 

6장 지상에 공원을 만들어줄 자율 주행 지하 물류 터널

  저자는 도시에서 계층간 분열을 막고 공통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공원, 벤치, 도서관 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크기 보다는 얼마나 고르게 분포했느냐가 중요하다. 공통의 추억을 위해서는 재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각종 건축 규제와 정책으로 재개발하는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굳이 재개발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인구분산을 목적으로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지만 오히려 기존 도심을 와해시키는 결과만 낳게 되었다. 세종시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도시의 재정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와 정책의 수정이 요구된다.

  사회의 화목을 위해 공원의 조성은 중요하다. 정사각형의 공원보다는 선형의 공원이 좋다. 선형으로 길게 만들경우 공원에 접하는 변의 비율이 수배에서 수십배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역 간의 경계를 허물고 공동체 형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을 위한 공간을 확장하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주행 로봇 전용 지하 물류터널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기술의 발달로 건설비가 그리 크게 들지 않는다.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경쟁력을 위한 필요 미래 인프라이다. 1990년대 경부고속도로 산업과 비슷한 맥락이다.

 

7장 그린벨트 보존과 남북통일을 위한 엣지시티

  우리나라는 이미 도시화 비율이 91%에 달한다. *택지는 충분하다. 농지를 택지로 바꾸는 개발이 아닌 기존 택지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콤팩트 시트를 만드는 동시에 그린벤트 녹지를 회복시켜야 한다.

  저자는 남북 화합을 위한 DMZ 엣지시티 조성을 제안한다. 개발과 동시에 DMZ의 녹지를 살리기 위해 남북을 세로로 지나는 선형의 고밀도 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남북 간의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서울의 용적율은 160%이다. 시내전체가 저층인 파리가 250%인 것이 비하면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채광과 통풍으로 인한 규제로 버려지는 자투리 땅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도시 풍경을 망치는 요인 중 하나는 1층의 필로티 주차장이다. 주차장법으로 인해 건물의 1층을 주차장으로 설계하는 방식이 유도된다. 저자는 더 아름다운 도시 경관을 위해 중규모의 재개발을 제안한다. 골목길-골목길 사이에 6~20개의 필지를 묶어 개발하는 방식이다. 주차장은 지하 공용으로 조성되며 가치 높은 1층이 활용가능하게 된다. 또한 보행친화적인 도시 공간이 형성되어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용적율, 건폐율, 건물 높이 제한 등의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그러면 민간자본이 투입이 촉진되어 다양하고 아름다운 도시 재생이 일어날 수 있다.

*택지 : 집을 지을 땅[네이버 국어사전]

8장 상업시설의 위기와 진화

  상업공간은 시장에서 쇼핑센터, 쇼핑센터에서 온라인 공간으로 변화해 왔다. 온라인은 빠르게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고 오프라인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로 오프라인 공간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온라인에서는 느끼기 힘든 고급스러운 공간의 경험 같은 것이다. 인간의 본능은 오프라인이여서 번혁을 거치면서 결국 오프라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요즈음 인스타 과시를 위한 목적으로 가치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인스타용 공간, 카페, 맛집이나 소수만이 알고 있는 힙한 공간들말이다. SNS를 하지 않는 입장에서, 이러한 행위는 크게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치있는 공간에 간다고 해서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연연하기 보다 오프라인에서 당신이 진짜로 만나는 이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지 않는가. 온라인은 마음 속의 외로움과 욕구를 결코 채워주지 못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짜 나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9장 청년이 집은 어디있는가

  치솟는 집값. 산업화 시대에는 누구나 노력하면 내집마련이 가능했지만 현시대는 그렇지 않다. 1~2인 가구는 약 60%로 증가했다. 하지만 1~2인 가구 세대 수 대비 주택 공급률은 따라오지 못했다. 3~4인 가구 중심의 주택개발이 아닌 시장의 니즈에 맞는 주택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주택공급이 필요하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에 많은 이들이 임대주택, 오피스텔을 찾는다. 자본주의 사회에 집을 소유하지 못하면 뒤쳐질뿐이다. 월세와 임대는 성실한 소작농이 될 뿐이다. 결국 정부 혹은 대주주에게 주택권력이 집중되어 진다. 무조건 집을 사라는 것이 아니라 집 값이 올랐다고 임대주택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한데 반해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시장이 요구하는 형태의 주택공급을 늘리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더불어 대출규제 완화로 취약 계층(특히 청년)의 내집마련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내집마련은 경제적 독립 및 안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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